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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탐구생활

저탄고지를 다시 시작한 이유

by 김이모락 2021. 8. 30.

 

 저탄고지 식사를 다시 시작하면서 기록을 남기기로 했다. 사실 저탄고지는 벌써 시작했고 글을 남길지말지는 한참 생각했다. 잡생각이 많아서 그냥 하는 게 잘 되지 않는 사람이다.

 어영부영 자료는 모으고있는데 나름 개인사를 꺼내놓는 게 '턱'하고 저질러지지가 않아서 생각이 많았다. (어떨 땐 이런 생각들이 내 몸에 살로 달라붙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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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고지를 다시 시작한 이유

 물으나마나 다시 살쪄서다.

 

 저탄고지를 시작했던 건 2017년 핫한 다이어트 방법으로 저탄고지, 키토제닉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됐던 때였다.

 

 85kg 언저리로 시작해서 71kg 정도쯤에서 중단했던 걸로 기억한다. 

 

 좀 더 지속해서 68kg까지 욕심이 났지만 어느 날 머리칼이 휑한 느낌을 받고 이 정도로 됐다 싶어서 중단했다. 7개월 정도 했던 것 같다. 

 

 원래 쌀밥을 탐하는 타입은 아니라서 밥을 안 먹는 건 어려움이 없었다.  

 

 삼겹살도 맛있고 볶아먹는 채소도 좋았다. 삼겹살을 매일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식성이라 저탄고지가 잘 맞았다. 

 

 무엇보다 다이어트하면서 배가 고프지 않았다는 점. 다시 저탄고지를 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서울우유버터
서울우유 버터

'배고프지 않다'는 것

 다이어트하는데 허기지지 않는 건 획기적이다.

 

 배가 고프면 잠이 안 온다. 신경도 날카롭다. 빨리 내일이 와서 뭔가 먹고 싶은데 잠들 수가 없다. 이렇게 쓰니까 너무 처절한데 자발적이지만 굶주림은 고통이다.

 

 내내 체중이 감량되는 성취감과 줄달음을 치면서 오로지 참는 거다. 그러다가 다이어트 기간만 지나가면 그 몇 배의 보상을 받으려는 본능과 마주한다.

 

 다이어트 때 입맛 떨어지는 방법이 있다. 배고픈 것도 못 느낄 만큼의 고강도 운동이다. 운동 후에 분비되는 호르몬과 피곤으로 입맛이 하나도 없는 이상현상을 경험하지만 그거 그때뿐이다. 빡센 운동은 일반인에게 일상이 아니다. 

 

 그러니까 특별히 운동 능력을 향상하거나 몸매를 조절해서 돈을 버는 직업군이 아닌 이상 운동은 이벤트다. 특히 과체중 특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레어 이벤트다. 

저탄고지만 요요가 오나?

 요요가 와서 다시 저탄고지 식이를 되풀이하는걸 보고 효과 있는 다이어트 법인가 의문이 들 수 있다.

 

 저탄고지를 그만두었던 시점이 2017년이고 결과적으로 요요가 왔지만 저탄고지만의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특별한 운동 없이 배부르게 먹었던 저탄고지식 덕에 요요는 천천히 진행됐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동의할만한 건강한 다이어트로 살이 빠졌더래도 보통 생활이 시작되면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 모든 다이어트, 모든 운동법 모두 마찬가지다. 

 

 적게 먹고 많이 소모하는 다이어트만큼 누구나 수긍하고 건강해 보이는 다이어트가 또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이게 의식적으로 통제하는 생활이 아니라 실제 생활이 되려면 사냥과 수렵으로 끼니를 수급하는 석기시대나  좀비를 피해 떠도는 워킹데드 정도는 돼야 한다. 

 

 

워킹데드 영화 스냅사진 참조
워킹데드2010 - 출처 imdb.com

 

 

 아직 이 세계에는 음식이 너무 귀한 나라들도 많은데 너무 비약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범세계적인 논의는 아니고 그저 뱃살이 들어가길 바라는 소인배의 작은 소망에만 초점을 맞추겠다.  

 

 저탄고지 다이어트만 요요가 오는 게 아니다. 의식적으로 제한하고 감시해야 하는 행동들은 다시 본래 자리로 돌아온다. 

 

 다이어트는 원래 식이법으로 빼건 운동법으로 빼건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다. 멈추지 않고 그 행동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방법만이 유지할 수 있는 비법이다.

 

 그런데 다이어트란 건 때가 되면 급속도로 사그라드는 사랑 같은 거다. 

 

 어디서 들었지? 연애 감정의 두근거림이 평생 지속되는 거라면 심장마비 걸려서 죽을 거라고. 

 

 곧 몸이던 의지던 다이어트하면서 컨트롤하고 다스리는데 들었던 에너지를 비축하려 든다.

 

 애초에 다이어트라는 말이 인생에 의미 없는 사람들은 생활습관 자체가 다이어트틱 하거나 먹는 것과 관계없이 생물학적으로 특별히 홀쭉한 타입의 사람들이다.

 

 그러니까 나의 생활습관에 변칙적이고 일탈적인 생활 기간이 다이어트다.

 

 그렇다. 살이 찌는 기간이 일상이고 다이어트로 특별한 노력이 보태지는 시간이 왜곡된 기간이라는 걸 나는 이제 알고 있다.  

 

 요요 없이 계속 유지할 수 있다. 특별한 노력을 계속 더해주기만 하면 된다. 계속해서 긴장하면 된다. 그런데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면 언젠가는 회귀하고야 만다.

 

 너무 일반화의 오류일지 몰라도 한 번쯤 과체중이었던 사람들이나 한꺼번에 많이 감량했던 사람들에게는 흔한 현상이다. 

 

 그럼 어떤 다이어트 건 요요가 필연적인데 뭐하러 다시 하는지 묻는다면 어차피 또 펴야 되지만 안 치워 놓으면 찝찝한 이부자리 개기와 같다고 말하고 싶다.

 

다이어트 안 해도 살지만 간혹 더 쾌적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다이어트 역치

 나는 그걸 다이어트 역치라고 부른다. 살찐 모습을 더 이상 봐줄 수가 없는 바로 그 순간. 어제까지만 해도 그냥저냥 살았는데 딱 '그 순간'이 오면 이대로는 안돼 하고 액션을 취하게 되는 순간 말이다.

 

 그런데 이번엔 정말 나의 다이어트 역치 발동이 늦어도 너무 늦었다. 

 

 내 패턴상 78-82kg 언저리가 되면 역치가 온다. 거울을 슬슬 보기 싫어지면 때가 가까운 거고 '그 순간'이 오면 더 이상은 안돼 하고 칼질을 하는 건데 이번에 선 넘었다.

 

 

 

궁색하지만 나름 이유 있는 변명

 •독립을 했다. 차리고, 먹고, 차리고, 먹고, 내가 하지 않으면 밥이 없다. 그렇다고 신경 쓰고 차려먹기에 바빴고 절약해야 했다. 

 

 덕분에 라면 맛을 알았다. 라면을 먹으면 슬퍼진다고까지 했던 난데 왜 라면일 수밖에 없는지 알게 되었다.

 

 다이소에서 계량컵을 샀다. 라면을 먹으면 슬퍼졌던 이유는 내가 라면을 너무 맛없게 끓여서였다.  난 다이소 계량컵을 '과학'이라 부른다.

 

 

열라면과 다이소 계량기
열라면과 다이소 계량기

 

 

 •게임을 했다. 사실 언젠가부터 손절했던 습관인데 코로나로 시간이 많아지고 이참에 좀 '쉬어도 돼'라고 응원해버렸다. 

 

 •금연을 했다. 여기서 크리가 터졌다. 타의 반 자의 반이라고 해야 하나. 난생처음 이가 아팠고 생에 처음 치과에 갔다. 수술 전에 담배 피우면 해롭다는 규칙을 임플란트 해 넣고 나서도 지키고 있다. 

 

 초콜릿과 과자, 온갖 단 걸로 니코틴의 자리를 채웠다.  NO LIMIT!! 뭘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그 뭔가를 떨쳐낼 수 없어서 모든 먹을 것을, 모든 시간 허용했다.

 

그런데 애초에 채워질 리가 있나.

 

멀티가 되지 않는 사람이다.

 

도 아니면 모.

 

"흡연과 비만 중에 뭐가 더 안 좋을까?" 

 

 

 

탈모로 중단해 놓고 다시 저탄고지냐

 그래서 나는 흡연과 비만과 탈모를 놓고 고민했다.

 

 당장이라도 담배를 다시 피우면 비상식적인 식욕을 잠재울 수 있다고 단언한다. 그래도 금연하면서 좋은 점을 알아버려서 일단 금연은 상석으로 올리고 비만과 탈모를 저울질했다.

 

쉽게 답이 나올 수가 없다. 둘 다 최악이다.

결국 이 글을 쓰고 있고 저탄고지는 이미 진행됐다. 비만을 퇴치하고 탈모를 뒤집어쓰는 모험을 감행한다. 

 

탈모라고 하면 너무 무서우니까 탈모 끼라고 순화해서 쓰자.

어쨌거나 우리 집과 내가 아는 친외가 친척까지 대머리인 혈족은 없다.

대신 비만인은 많다. 

나름 귀납적 도출로 내린 결정이다.

 

내 목표는 뚱뚱에서 통통이지 늘씬한 근육질도 아니지 않은가.

치고 빠지기 다시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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