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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탐구생활

크리미널 마인드 리뷰 수사물 추천

by 김이모락 2022. 1. 12.

 디즈니 플러스 구독 이후 크리미널 마인드(Criminal Minds/CBS)를 다시 한번 정주행 중이다. 시리즈별로 들쑥날쑥 본 것도, 안 본 것도 있기 때문에 15 시즌까지 빼곡히 정렬된 모습이 탐스럽다. 보통 한편이 45분 전후로 구성되어 있어서 매일매일 하나씩 보면 딱 좋다.

 

 

크리미널 마인드 추천

 '크리미널 마인드'는 액션보다 대사가 많은 수사물이다. 한 명의 뛰어난 리더에 의해서 사건이 해결된다기보다는 등장 프로파일러들이 사건 현장이나 범행 패턴을 기반으로 가설을 세우고 각자가 퍼즐을 맞추듯 용의자의 윤곽을 조각해낸다. 물론 그들 하나하나가 모두 뛰어난 인간상이지만 사건 해결에 있어서는 개인적으로 특출 난 주인공이 없고 오직 조직 안에서 완성된다.

 

 

크리미널 마인드 / 출처 디즈니플러스
크리미널 마인드 / 출처 디즈니플러스

 

단순함

 어떤 시즌을 보더라도 등장인물과 앞회의 전개에 상관없이 한편이 깔끔하게 이해된다. 물론 시즌 막바지에 흥미 유발을 위해 '다음 편에 계속'이 몇 편 있고, 배우를 교체하기 위해서 엮는 스토리가 더러 몇 회 있긴 하지만 길어야 두 편으로 마무리된다. 

 

 본편 시리즈가 길어서 시청 할 엄두가 안 날 수 있는데, 오히려 다른 시리즈물보다 단순한 플롯이 반복되는 구성이기 때문에 보다가 한참만에 다시 봐도 잊어버린 전편의 줄거리를 기억해내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영어공부

 '크리미널 마인드'는 액션씬 이 길지 않고 대사가 충분하다. 영어공부를 겸해서 본데도 몇 분 동안이나 오디오가 비어서 이팩트 소리만 듣고 있지 않아도 된다. 업무상 긴박하게 전개되는 장면들이 많아서 보통 대사는 빠른 편이고 특히 극 중 스펜서 리드 역의 매튜 그레이 구블러(Matthew Gray Gubler)가 천재 이미지 때문인지 가장 빠르다. 주로 일하면서 동료 간에 건네는 대화이고, 미확인범(unsub)을 가정하면서 추정하는 대사들도 많아서 가정법 표현도 접할 수 있다.

 

 

 

조직과 소속감 : 신뢰

 예전에 미드를 하루 몇 편씩 보면서 속을 달래던 때가 있었다. '크리미널 마인드'는 워낙 시리즈가 많으니까 보던 미드들 중에서도 꽤 오랫동안 시청을 했다. 지금 다시 보는 '크리미널 마인드'는 예전과는 다른 측면에서 음미하고 있지만, 이전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감상은 '소속감'이라는 감정이다. 

 

 시리즈가 길고 같은 배역을 맡은 배우들이 꾸준하게 연기하기 때문에, 보다 보면 어느샌가 극 중 캐릭터와 무척 친해진 느낌이 든다. 시청하는 중에 배우들의 앳된 모습이 근사하게 정리되고, 거기서 또 나이 들어가는 모습으로 그들의 십수 년을 화면으로 함께하기 때문이다.

 

 

 

출처 크리미널 마인드 공식 SNS
출처 크리미널 마인드 공식 SNS

 

 

 

 매회 다른 지역과 다른 형태의 범죄가 반복되지만 그들이 서로 주고받는 문제 해결 방식에서 '신뢰'와 '소속감'이라는 코드를 읽을 수 있다. 프로파일러 수사관들이 다루는 사건과 그에 접한 세상이 어두우면 어두울수록 그들 안의 유대감과 신뢰는 돈독하고 단단하다. 그렇게 부각되어야 한다. 이런 장치가 없다면 그야말로 시청자는 쇼의 제목처럼 연속되는 크리미널 마인드(범죄자의 사고방식)에 함몰되고 말 것이다.

 

 어느새 나도 그들 중 하나로 사건에 참여할 때, 조직의 무한한 신뢰를 받는 유능한 유닛이 되어 소속감을 공유해볼 수 있다.

 

 

일하다

 범죄의 발단이 되는 심리적인 이유가 부모와 자식 간의 비틀린 관계와 연관된 사건이 많다. 그런 면에서 가족의 중요도와 가치는 쇼에 등장할 때 여러모로 조심스럽게 조명될 수밖에 없다. 프로파일러들에게 각자의 가정이 개인적으로 위로받고 안심할 수 있는 피난처가 되어주어야 한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하지만 시즌 내내 일과 가정의 균형 문제에 있어선 답을 찾을 수 없고 등장인물들의 내적 갈등 요소로 계속 이어지지만 어떤 면에서 이미 체념한 기분이다. 하치너의 가정사와 개인적 고뇌가 이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   

 

 거의 매회 등장하는 전용 비행기에서의 회의는 근사하고, FBI 프로파일링 전문팀인 BAU(Behavior Analysis Unit, 행동 분석팀)의 중요도와 스페셜티를 드러내는 장치이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할 때 며칠씩 집을 떠나 호텔을 전전하는 고된 업무다. 

 개인 휴가나 여가 시간 중에 호출되는 씬도 많다. 사건이 터지면 무조건 'I'm on my way'다. 실제 대사로 많이 쓰인다. 호출되자마자 '가는 중이야'라니. 변명도 없고 대신할 사람을 찾지도 않는다.

 

 일에 헌신하는 모습은 멀리서 바라볼 때 멋있다. 특히나 대의를 위한 헌신은 더 그렇다.

 

 일을 갈망하는 사람들, 여유로운 중에 뭔가 타이트한 시간 조정을 받고 싶은 사람들은 영화를 보며 역시 묘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

 

 

새로운 가족

 애초에 개인적인 가정생활이 어려운 직업일 수 있다. 그 대신 직장 안에서 각자가 가족 구성원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방송이란 계획적 산물이기에 우연히 그렇게 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캐스팅이 성공적이였고, 물론 배우들의 캐미가 좋기 때문에 이를 더 잘 표현했을 수 있다.

 

 

크리미널 마인드 출연진 출처 크리미널마인드 공식 SNS
크리미널 마인드 출연진 출처 크리미널마인드 공식 SNS

 

 

 시즌 초기의 구성원들을 예로 들면 '애런 하치너' 역의 '토마스 깁슨(Thomas Gibson)'은 시종일관 냉철하고, 조용한 음성은 조직의 중심을 잡아준다. 극 중 가정생활에서 아버지와 남편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스트레스가 부각되기도 한다. 그에게 아버지상이 투영된다.

 

 대중 미디어 담당인 제니퍼 재로우 역의 'A.J. 쿡(A.J. Cook)'은 부서와 언론 간의 소통을 부드럽게 조율하는 것처럼 유닛 구성원들과 감정적인 교감을 가장 많이 한다. 유일하게 가정생활에서 아이를 양육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육체적으로 거친 매력과 때로 감정적 동요도 내비치는 '데렉 모건' 역의 '쉐마 무어(Shemar Moore)'는 장남.

 

 천재적이지만 그 외 요소에서는 어수룩한 '스펜서 리드' 역의 '매튜 그레이 구블러(Matthew Gray Gubler)'는 팀의 막내.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며 균형감이 있는 '에밀리 프렌티스' 역의 '페짓 브루스터(Paget Brewster)'는 장녀.

 

 개성이 강한 '페넬로페 가르시아 역'의 '커스틴 뱅스니스(Kirsten Vangsness)'는 차녀.

 

 경험과 연륜의 상징인 '제이슨 기디언' 역의 '맨디 파틴킨(Mandy Patinkin)'과 '데이비드 로시' 역의 '조 맨테그나(Joe Mantegna)'는 집안의 연장자.

 

 이런 장치들이 쇼를 이만큼이나 성공으로 이끌지 않았을까.

 

 꼭 피로 이어진 가족이 아니라도 부족함을 채워주는 새로운 가족의 형태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크리미널 마인드 출처 CBS
크리미널 마인드 출처 CBS

로맨스 없음

 영화 볼 때 점점 더, 극의 전개에 상관없는 로맨스 장면이 많으면 지루하고 더러 짜증이 나기도 한다. '크리미널 마인드'는 그런 점에서 군더더기가 없다. 소재가 무거워서 소프트한 장면이 나올 법도 한데 고맙게도 패넬로피의 실없는 대사와 모건의 느끼한 몇 마디로 퉁친다. 

 

 깔끔한 전개를 좋아한다면 크리미널 마인드를 추천한다. 

 

 

이질감 없음

 '크리미널 마인드'는 2005에서 2020년까지 무려 15년간 방영됐다. 비교적 최근에 종영된 작품이지만 처음 시작을 생각하면 15년 전 기술과 패션, 아이디어가 적용되었다. 참 재미있게 봤다고 생각했어도 지금 보면 어딘지 어색하고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옛날 영화들이 있다. 사실 지금의 나에게 '엑스파일'(1993-2018)이 그런 느낌을 주고 있다. 몽땅 모아놓고 한꺼번에 시즌을 감상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엑스파일'을 발견하고는 한 보따리 선물 받은 느낌이었는데 막상 2회를 넘기지 못하고 보류 중이다. 최신 트렌드였던 내 기억 속 엑스파일이 아님을 깜빡했다. 패션과 연출이 너무 오랜 세월을 담고 있어서 한 호흡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시청할 생각이다.

 

 이런 면에서도 크리미널 마인드는 오케이다. CG가 많은 장면이 없어서 기술력이 부족하다고 느낄 회차도 없고, 배우들의 패션도 평이해서 이질감이 없다. 물론 첫 시즌 때, 등장인물 중 유일하게 정장을 입는 하치너의 양복 스타일이 조금 옛날식으로 느껴지긴 했다. 그래도 2000년대 작품이다. 엑스파일만 하겠나. 나는 패션을 잘 모르니 하는 소리고 예민한 분들은 또 어떨지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 2022년의 기록으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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