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고지 식이법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서 여전히 의학 전문가들은 논란 중이다. 일부는 적대적인 시선으로, 일부는 저탄고지 식이를 긍정적으로 장려하는 견해까지 다양하다. 저탄고지는 왜 이렇게 의견이 다른 걸까?
저탄고지 원리
저탄고지의 뜻은 말 그대로 섭취하는 탄수화물은 줄이고 지방의 비중은 늘려주는 식이법이다.
LCHF(Low-Carbohydrate High-Fat), 키토제닉, 키토식 모두 같은 뜻이다.
저탄고지의 다이어트 원리는 에너지 대사와 관련이 있다.
쌀과 빵을 주식으로 할 경우에 우리 몸은 혈중 포도당 형태의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이 에너지원을 포도당 대신 지방을 태우는 방식으로 전환시키는 게 저탄고지 식단의 핵심 원리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중에서 쉽고 빠르게 에너지로 쓸 수 있는 형태가 탄수화물의 단위체인 포도당이기 때문에 몸은 세 가지 에너지원 중에서 탄수화물 사용을 좋아한다.
특별히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지 않으면 지방으로 에너지 대사 작용을 하지 않는 이유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서 우리 몸이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게 유도하고 지속적으로 쌓여있는 지방을 연소시키는 전략이 저탄고지 다이어트식 살 빼는 원리다.
저탄고지 부작용
당연히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나는 부작용 없는 다이어트는 없다고 믿는다. 살이 빠지는 건 체중을 유지하는 반대로 행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체에 어느 정도 무리가 오기 마련이다.
일상생활에서 아주 천천히 적용하는 다이어트, 두 숟가락 먹을 것을 1.8이나 1.5로 줄여서 신체가 알아차리기 힘들게 아주 천천히?
답답한 소리. 애초에 그런 습관을 갖고 식탐보다는 비주얼에 무게 중심을 두고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저탄고지가 무슨 뜻인지 영영 모르고 살아도 된다.
저탄고지는 개인 특성을 아주 많이 타는 식이법이다. 일단 식성에 맞지 않으면 살이 얼마나 빠지던 상관없이 높은 지방 함량을 견디질 못한다.
그런 면에서 저탄고지의 다양한 부작용은 들쑥날쑥 심한 사람이 있고 전혀 무증상인 사람도 있다.
내 경우에는 전혀 증상이 없다가 체중 감량 후에 흔히 나타나는 머리카락 빠짐 증상으로 저탄고지 식이를 중단했다고 저번 포스팅에서 밝혔다. 그러니까 탈모 증상이 저탄고지만의 문제로 나타난 건지도 확실하지 않다.
다만 치우친 식사가 어떤 특이한 증상을 유발할 수도 있을 거라고 의심해 보는 건 건강한 사고체계다. 만병통치약 같은 건 없다는 가설은 참 안전하지 않은가.
당연히 저탄고지 다이어트에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살펴보자.
지방산 분해가 증가되는 경우에는 지방산 분해의 중간 생성물 아세틸 CoA에서 케톤체가 생성되어 혈중 농도가 높아져서 케토시스(ketosis)를 일으킨다.
저탄고지 식이를 계속하다보면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케토시스(Ketosis) 상태가 된다. 그러면 포도당이 아니라 지방을 몸에서 대사 시켜 생성되는 케톤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된다.
이때 혈중 농도가 높아진 케톤체가 혈액의 산성화를 가져오면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그밖에 알려진 증상은 키토래쉬(피부발진),입냄새, 정신몽롱, 집중력 저하, 피곤, 어지러움, 두통, 구토 증상, 졸음, 근육경련, 요로결석, 저혈당, 설사, 변비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
저탄고지 효과
내가 저탄고지를 시작했던 5년 전에는 저탄고지하면 큰일 난다는 경고가 많았고 부정적인 전문가 집단의 의견이 우세했던 것 같다. 지금의 분위기는 부작용에 대한 걱정은 여전하지만 저탄고지의 체중감량 효과만은 모두 의견 일치를 본 것 같다.
저지방 다이어트와 저탄고지 다이어트를 비교군으로 1년정도 실험해서 감량효과 차이는 1kg 내외로 미비하다는 어떤 연구 자료의 실험결과도 있다. 많은 차이없으니까 저탄고지 다이어트하지 말고 하던 대로 하라는 뉘앙스인가?
어쨌든 기존의 체중감량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저지방식에 비해서 저탄고지식 다이어트가 어느 정도의 체중 감량 효율이 있는지 알아보는 실험이었던 것 같다.
저탄고지가 살이 빠지긴 빠지는데 너무 과대 평과 돼있어라는 가설의 검증 실험이었는지 모르겠다.
저탄고지가 살이 빠지는 효과가 있다는것에 대해서는 이제 별 이견이 없다.
저탄고지 적격자
단기간에 당장 눈에 띄는 체중감량 효과를 보여주는 저탄고지 다이어트는 어느날 치명적인 결점이 드러나지 않는 이상 지금처럼 꾸준하게 저변이 확대될 것 같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아무나 할 수 있는 다이어트법이 아니다. 삼겹살을 먹고 매 끼니 고지방의 음식을 섭취해야 하는 게 어느 고강도 운동과 칼로리 제한 못지않게 고통스러울 사람들이 있다.
한마디로 그렇게는 못살겠다고 줄행랑을 칠 사람들이 존재한다. 저탄고지라고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만만한 다이어트는 아니라는 거다.
저탄고지 다이어트도 어느 다이어트 못지않게 절재와 인내가 필요하다. 고지방 식이가 달콤한 탄수화물 섭취를 자제하는데 어느 정도 보탬이 되지만 그 맛을 모르면 몰랐지 이미 알아버린 맛을 항상 경계하며 멀리 해야 하는 건 기존의 다이어트와 마찬가지다.
탄수화물을 인체 주 에너지원으로 쓰던 상태에서,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대체하는 과정은 인체에 어느 정도 스트레스를 줄듯하다. 또 그에 따른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고 보는 것도 일리 있다.
의학적 지식이 있던 없던 안 하던 짓 하면 미지의 결과와 마주하게 될 수 있다는 건 알 수 있지 않나.
하지만 저탄고지 다이어트가 가솔린 엔진 차를 전기차로 개조하는 것처럼 파격은 아니다.
어차피 인체는 가솔린과 전기를 모두 쓸 수 있는 하이브리드 차 같은 거라서 탄수화물과 지방을 모두 연소할 수 있는 기능 중에서 보조로 쓰던 지방 연소 비중을 높이는 거라고 본다면 또 너무 안달 날 일도 아니다.
지방 연소 능력도 원래 타고난 인체 기능이다.
표준치를 떠나서 개개인의 특이점에 따라 저탄고지 식단을 따르는게 할만할 수도 있고 당장 부작용에 시달리는 별난 다이어트가 될 수도 있다.
저탄고지 적격자인지 아닌지 스스로 판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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