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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탐구생활

가톨릭 은평성모병원 자궁근종수술 후기

by 김이모락 2022. 5. 27.

 가톨릭 은평성모병원에서 자궁근종 수술을 받은 후기를 상주보호자 시점으로 적어가고 있습니다. 그냥 수술하는것도 부담스러운데 코로나와 맞물려 수술을 준비하고 입원생활을 했던 건 지금 생각해도 걱정이 많고 조심스러웠던 경험이었습니다. 

 

 상주보호자 입장에서도 코로나 시국에 입원한 탓에 외부 출입을 할 수 없어서 멀쩡한 채로 동반입원이 된 셈이었죠. 환자들이야 원래 수술하면서 고된 거야 말로 할 수 없겠지만 코시국의 상주보호자도 일상생활을 전부 내려놓아야 한다는 점에서 보통맛 이상은 됐던 것 같습니다.

 

상주보호자란 입원기간 동안 환자를 케어해줄 한 사람을 보호자로 미리 지정해서 등록된 지정 보호자가 환자를 보호하며 병원에 머무는 것을 말합니다. 

 

 

1. 은평성모병원 자궁근종수술 입원 당일 

① 저녁식사

 짐을 부리고, 환자복으로 환복하고, 병실 침대에 온전히 자리를 잡은 건 오후 5시는 됐던 거 같습니다. 그사이 간호사, 의사의 방문이 계속 이어졌고 그 후로도 병원생활과 수술 관련된 설명들과 동의서 작성 등으로 계속 분주했습니다.

 

 오후 6시 15분경 저녁식사가 나왔습니다. 수술 전 금식이지만 내일 수술이 두 번째 순서로 잡혀있었기 때문에 저녁식사 여부를 입실하자마자 문의했는데 다행히 환자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원래 금식은 자정부터하면 된다고 합니다.

 

 아침 일찍 하는 처음 수술이 아니라서 금식도 길어질 텐데 환자는 생각보다 많이 먹지 못했습니다.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던 '내일'을 알았더라면 내키지 않아 해도 더 먹여야 했는데 말이죠.

 

 아무튼 식사 후에 관장에 대한 설명을 들었고 수액용 링거도 달았습니다. 예전 제가 했던 수술을 돌이켜보면 링거를 달면서 거동이 불편해지는 순간부터 환자가 되는 것 같아요. 반대로 몸에서 바늘이 하나씩 사라져 가면 퇴원이 가까운 거고요.

 

② 로봇수술 크린뷰올 복용

 우리는 로봇수술을 결정했기 때문에 저녁 8시부터 크린뷰올 장정결제를 복용했습니다. 나중에 퇴원 후 환자의 말을 빌리자면 전날 잠을 못 자서 컨디션도 안 좋은데 마셔야 할 양도 많고 복용시간도 길어서 이 과정이 입원생활을 떠올리면 많이 힘들었던 기억으로 첫 손에 꼽는다고 했습니다.

 

 

크린뷰올 장정결제
크린뷰올 장정결제

 

 

 저녁 8시부터 복용을 시작해서 9시까지, 한 시간 쉬고 또 저녁 10시부터 11시까지 시간과 복용 양에 맞춰서 약을 먹었습니다. 팔에 링거를 단 환자는 벌써 양손이 자유롭지 않아서 용액 준비나 복용 보조는 상주보호자가 해줘야 했습니다.

 

 복용방법과 용액 준비에 대해서는 간호사 분이 설명을 해주지만 입원해서 받게 되는 '입원 생활 가이드' 책자에도 자세하게 나와있으니 다시 물어보지 않아도 읽어보면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은평성모병원 입원생활가이드
은평성모병원 입원생활가이드

 

 

자정이 넘어서부터 금식이 시작됐습니다. 

 

 

2. 자궁근종 수술 당일

① 금식

 아침에 꾸물꾸물 날이 흐렸습니다. 함께 병실에 계신 환자분들은 아침 7시가 지나서 각자 식사를 받으셨고 우리는 금식 환자라 아침 식사가 없었습니다. 보호자용으로 준비해온 햇반과 라면을 배선실에서 준비하고 저 혼자 식사를 했습니다. 

 

 오전 중에 한번 간호사분이 환자 체온을 재고 갔는데 37.2 도라고 했습니다. 그땐 몰랐지만 이 정도 체온이면 주의해서 지켜보는 게 좋습니다.  

 

② 수술 하염없이 기다림 

 오전 11시부터 기다리며 적어도 오후 2시 정도면 수술이 시작될 줄 알았습니다. 오늘 예정된 로봇수술 중에 두 번째 차례라 정확하게 수술 시간을 알 수 없었고 아마 이 정도쯤이라고 일러준 대로 기다릴 수밖에 없었죠. 이제나 저제나 하는데 소식은 없고 예상했던 시간이 넘어가니 '수술 때'를 기다리는 긴장감에 지치는 것 같았습니다. 오후 2시가 넘어서 수술 시간을 다시 문의했고, 앞선 수술이 늦어져서 그렇다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오후 3시가 넘어서 주치의 선생님이 방문했습니다. 로봇 수술방에서 다른 과의 어려운 수술이 늦어지는 바람에 수술이 딜레이 되고 있다면서 못해도 4시 정도면 될 것 같다했습니다.

 

 앞선 수술이 있다고만 해서 저는 그 수술도 주치의 선생님이 집도하는 수술인 줄만 알았어요. 어렵고 긴 수술 후에 우리 수술을 연달아하면 힘들어서 어쩌나 걱정이됐었죠. 수술시간이 지체되고는 있었지만 걱정거리를 덜게 되어 한편으로 마음이 놓이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③ 체온은 37.5가 넘으면 안 돼요

 오후 6시가 다되어가는데 드디어 수술실로 간다고 혈압과 체온을 쟀습니다. 그런데 환자 체온이 37.5도를 넘었습니다. 이러면 수술실에서 받아주지 않는다고 얼음팩으로 체온을 내려야 했어요.

 

 사실 아까 환자가 열나는 것 같다고 했었는데 별로 대수롭지 않게 흘러들었거든요. 너무 오래 기다려서 신경 쓰느라고 그렇겠거니 했었죠. 미안했습니다. 열난다고 봐달라고 해야 했는데 말이죠.

 

 종일 굶고 기다리고 열은 나고 얼음팩을 대고 앉아있는 걸 보니 울컥했습니다.

 

 솔직히 37.5도면 수술 못한다는 걸 알면서 아침 체온 37.2도였는데 다시 체온을 봐주지 않았던 간호 시스템도 야속했고요.

 

 

④ 드디어 수술  

 얼음찜질 효과가 빨라서 다행이었습니다. 미리 준비했던 압박 스타킹을 신고 환자 이동 침대를 타고 수술실로 이동했습니다. 환자가 수술실로 들어간 후에는 환자의 수술 현황을 상주보호자의 휴대폰 문자로 알려주었습니다. '수술 대기 중이다', '수술 시작되었다' 등의 간단한 알림인데도 묘하게 위안이 됐습니다.

 

 

수술 현황 문자
수술 현황 문자

 

 수술하는 동안 지하에 있는 편의점에 들러서 필요한 걸 구입했고 대충 요기를 하고 병실과 로비를 오가며 기다렸습니다.

 

 저녁 9시 30분경에 침대를 소독해 주시는 직원분도 다녀가셨고 밤 10시 반이 넘으니 살짝 초조하게 시계를 흘끔 데다가 드디어 밤 10시 56분 수술이 종료되어 회복실로, 밤 11시 48분 회복이 종료되어 병실로 올라오고 있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은평성모병원 수술문자
은평성모병원 수술문자

 

⑤ 수술 경과

 9cm, 6cm 크기의 근종 서너 개와 나머지 사이즈들의 근종을 합해서 총 9개~10개 정도 제거됐고 로봇수술로 진행됐다고 했습니다. 수술 중에 수혈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듣긴 했어도 '남 일'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수혈이 필요한 케이스여서 수혈을 하고 있었습니다.

 

 자궁근종수술은 비교적 가벼운 수술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수술 시간도 길었고 수혈까지 한다니까 순간 꽤 무겁게 느껴지더군요.

 

자궁근종 로봇수술 주의사항 중 기억나는 것
a. 근종의 상태와 기타 컨디션에 따라서 로봇수술이 아니라 개복 수술로 변경될 수 있음.
질문) 그럼 개복 수술 비용으로 전환되나?
그래도 비용은 로봇수술 비용, 일단 로봇수술로 세팅이 되면 비용 부담.

b. 근종 제거는 최대한 제거하지만 제거하면서 잘린 근종 조각이 남을 수 있음.

 

 제거하면서 잘린 근종 조각들이 자연적으로 없어질 수 있는지 혹은 피부에 다시 붙어 자랄 가능성이 있는 건 아닌지 의사 분께 질문드렸는데 확실히 대답할 수는 없는 것 같았습니다. 대신 자궁근종수술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 주셔서 어느 정도 이해의 폭이 넓어진 것 같습니다.

 

 제가 이해한 바로는 로봇수술을 이용한 자궁근종수술은 공같이 입체적인 근종들을 로봇손으로 사과껍질 깍듯이 깎아서 복부의 1cm 정도의 구멍으로 빼내서 제거하는 것이었습니다. 근종이 제거된 자리는 꿰맵니다. 근종 제거 과정에서 끊어지는 근종 조직들이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고 최대한 그런 것들도 육안으로 보이는 것들은 모두 주워서 제거한다는 설명으로 이해했습니다. 

 

 

3. 수술 당일 밤

 전신마취 부작용과 수술 합병증(무기폐, 폐렴, 폐색전증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 수술 후에는 2시간 동안 강화 폐활량계로 들이쉬는 호흡을 해야 했습니다. 수술 직후 갈증을 심하게 느끼지만 수술 후 4시간이 지나야 물을 조금 마실 수 있었습니다.

 

 두 시간 동안 열심히 호흡운동을 하고 4시쯤 일어나 물마시기로 약속하고 잠이들었습니다. 새벽 3시경 환자가 머리 아프다고 잠이 깼을때는 깜짝 놀랐는데 수술하면서 같은 자세로 오래 있다가 생긴 뒤통수 통증때문이었습니다. 

 

 이래저래 잠은 못자고 물마실 수있는 시간이 되서 마실 물을 준비했습니다. 환자가 마실 물은 뜨거우면 안되고 미지근한 온도로 빨대로 마실 수 있게 준비하면됩니다.

 

 새벽 4시 30분경 피 뽑고 엉덩이 근육주사로 맞는 자궁 수축제를 맞았습니다. 아픈 주사라고 했어요.

 

 이후로 시간 간격을 두고 자궁 수축제를 주사로 맞았고 항생제, 지혈제, 위장보호제를 일정 시간마다 계속 주사제로 투여받았습니다.

 

 

4. 수술 다음날

① 주치의 회진 시간 : 아침 8시~9시

 다음날 아침 8시경에 주치의 선생님과 의사 분들이 회진을 오셨고 수술 잘됐다는 말씀 주셨습니다.

회진 시간은 아침 8시에서 9시 사이로 정해져 있는 것 같습니다.

※ 회진 시간에 병실을 비우면 주치의를 볼 수 없다고 합니다.

 

 

은평성모병원 수혈
은평성모병원 수혈

 

 회진 이후에 간호사 분이 혈압과 체온을 재고 소변줄을 빼주셨습니다. 곧이어 철분제를 투여받았고, 철분제를 투여하고도 헤모글로빈 수치가 계속 오르지 않아서 이틀 후에 수혈을 더 받아야 했습니다. 

 

② 식사 시작 

 하루 반나절이 지나서 먹는 식사인데 많이 먹지 못했습니다. 이후로도 복부에 주입한 가스와 원활하지 않은 배변 탓에 식욕이 없는 듯했습니다. 

 

③ 무통 주사제 부작용

 오후 4시경쯤 식은땀이 나고 울렁거리는 증상이 있었는데 자궁수축제의 부작용인지 무통주사제의 부작용인지 알 수 없으나 일단 무통주사제를 중단했습니다. 이후 편안해지고 나서 무통주사제를 다시 요청했고 의사 오더 후에 다시 투여받을 수 있었습니다. (의사분에 따라서 다시 무통주사제 오더를 안 해주는 경우도 있다고해요.) 이후로 다행히 같은 증상은 없었어요.

 

 

5. 수술 후 이틀째

 

은평성모병원 새벽비 병실뷰
은평성모병원 새벽비 병실뷰

 

 새벽에 비가 내렸습니다. 그래도 병실은 따뜻했습니다. 이른 아침 의사분이 복부 상처의 실밥을 뽑아주셨고 수술용 본드를 발라서 잘 아물도록 유도해주었습니다.

 

 이후로도 항생제, 지혈제, 자궁수축제 주사는 계속 반복되고 때때로 상주보호자의 체온도 재서 기록했습니다.

 

6. 자궁근종수술 후 특이 증상들

① 입원 중인 환자 코로나 PCR 검사

 아침에 일어났는데 환자의 목이 부어오르고 인후통이 있었습니다. 증상을 간호사분께 말했고 미지근한 물을 마시면서 달랬습니다.

 

 코로나 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목이 아픈 증상은 코로나 증상의 대표 증세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보고되면 일단 의무적으로 코로나 검사를 하는 게 절차라고 했습니다. 계속해서 열이 조금씩 오르는 증상도 있었고 목까지 아프다니 혹시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다행히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습니다. 

 

 코로나 PCR 검사는 병실 내에서 하지 않고 검사하러 오신 의사 분과 함께 외부 샤워실로 가서 검사했습니다. 코로나 검사는 오후 2시경쯤 했고 당일 저녁시간에 검사 결과를 알려 주었습니다.

 

② 식은땀 울렁거림

 이 증상으로 무통 주사제를 중단했다가 통증 때문에 다시 무통주사제를 투여했습니다. 재 투여 후에 다시 식은땀 울렁거림 증상은 없었습니다.

 

③ 계속 열나는 증상  

 목 아픈 건 가라앉았지만 몸에 계속 미열이 지속됐습니다. 이틀 정도 얼음찜질을 계속해주었는데, 호흡운동을 열심히 해야 열도 내린다고 하네요. 

 

7. 걷기 운동과 호흡운동 열심히

 퇴원할 때까지 꾸준히 해야 하는 운동은 강화폐활량계를 이용한 호흡운동과 걷기 운동입니다. 호흡운동은 수술 부작용을 방지해주고, 걷기 운동은 수술 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합니다.

 

 

은평성모병원 산부인과 병동 복도
은평성모병원 산부인과 병동 복도

 

 

 은평성모병원 산부인과 병실은 복도가 하나로 계속 이어져서 마치 운동장을 돌듯이 계속 걷기 운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주변에 빙 둘러싼 산등성이와 하늘 뷰도 시원해서 꽤 훌륭한 컨디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은평성모병원 산부인과 병동뷰
은평성모병원 산부인과 병동뷰

 

8. 가톨릭 은평성모병원 좋았던 점

① 매뉴얼

 '입원 생활 가이드 책자'는 꼭 필요한 설명들이 꼼꼼하게 정리돼있습니다. 세심하게 케어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② 테크(tech) 병원 : 은평성모병원 모바일 앱 

 은평성모병원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서 각종 검사 결과의 데이터 공유가 신속한 것과 청구 비용 등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서 편리했습니다. 

 

 퇴원할 때 기다리고 신경 쓸 필요 없이 하이패스 결제로 깔끔하게 처리되는 것도 인상 깊었죠. 수술 현황을 문자로 보내준 것도 그렇고 심지어 자판기도 카드 결제가 가능하게 테크 TECH 친화적인 병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③ 식단 선택

 식단을 선택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로비에 설치된 키오스크를 쓰거나 은평성모병원 모바일 앱을 이용해서 원하는 식단으로 변경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선택지가 다양한 건 아니지만 고를 수 있다는 게 의미 있었죠. 병원생활 중 소소한 재미랄까요.

 

 

9. 은평성모병원 퇴원

 몸에 거추장스럽게 달고 있던 링거 바늘이 제거되었습니다. 마지막 남은 피주머니까지 정리되고 난 후에는 입원 중이긴 하지만 환자도 저도 훨씬 여유가 생겼죠.

 

은평성모병원 출입구 퇴원
은평성모병원 출입구 퇴원

 

 퇴원을 위해 짐을 챙기고 간호사 데스크에 감사인사를 건네고 입원할 때 들어온 곳을 통해서 병원을 빠져나와 바로 택시에 올랐습니다. 잘 해냈네, 나름 대견하고 집으로 가는 안도감이 좋았습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니'

항상 옳은 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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