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톤 플렉스 Penton FLEX 블루투스 이어폰 후기

펜톤 TSX 사용 후기에 이어서 같은 회사 피에스이벤처스(PSEVentures)의 '펜톤 플렉스(penton flex) 블루투스 이어폰' 사용 후기입니다.

펜톤 플렉스 제품 선택

오랜만에 블루투스 이어폰을 구매하는 거라 괜히 욕심이 났습니다. 전에 쓰던거랑 똑같은거 사도 되긴하는데 웬지 가성비도 괜찮으면서 이것도, 저것도 좋았으면하고 바라게되더라고요. 적당한 게 없을까 많이 기웃거렸어요. 그러면서 AKG가 삼성에 인수된 것도 알게 됐습니다.

펜톤 플렉스와 함께 리스트에 올랐던 제품이 AKG N400이였거든요. 블루투스 제품을 사용하기 전에는 유선 이어폰 제품중에서 AKG를 즐겨 사용했었습니다. 현재도 그대로 보유 중이고요. 만족했었던 제품이었기 때문에 무선 블루투스의 성능도 기대가 됐습니다.

청음하고 결정하면 좋은데 사용 후기들을 보면서 막연히 음질을 상상만 하다 보니 갈등만 됐어요. 그러다가 펜톤 플렉스로 마음을 굳힌 건 AKG N400이 게임과 유튜브에서 딜레이가 크다는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여전히 어떤 음질 일지 궁금하지만 전천후 블루투스가 필요했어요.

펜톤 제품은 바로 전에 쓰던 제품이어서 무난한 성능을 예상할 수 있었고 펜톤 플렉스는 음질까지 우수해서 가성비도 좋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펜톤 플렉스 디자인

항상 블랙 제품을 선택하는 편인데 이번에 화이트로 구매했습니다. 펜톤 플렉스 블랙의 케이스가 무광재질이어서 망설여졌거든요. 펜톤 플렉스 제품은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사용해본 무광 제품들은 처음엔 참 예쁜데 시간이 지나면서 겉표면이 녹는 느낌으로 찐득찐득해지는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그 후로 무광 제품은 피합니다.

나름 산뜻해서 화이트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기분전환이 되네요. 전에 쓰던 펜톤 tsx가 각진 모양의 유닛으로 중후한 느낌이었다면 유선형 유닛인 펜톤 플렉스는 화이트 색상과 잘 어울리면서 날렵합니다. 다만 유닛 하단으로 갈수록 매끈하지 않은 면이 보이는 게 아쉽긴 합니다.

케이스 여닫는 게 편리하고 자석식으로 뚜껑을 잡아줘서 주머니 속에서도 보관 중인 유닛이 쏟아질 위험이 없습니다. 케이스 충전량이 얼마나 남았는지 숫자로 보여줘서 훨씬 직관적인 것도 마음에 듭니다.

펜톤 플렉스 전화 품질

조용한 곳에서 쓸만하지만 시끄러운 외부에서는 그럭저럭 사용하는 정도입니다.

펜톤 플렉스 음질

사람마다 좋아하는 소리가 다르니 음질은 그저 참고만 하시길 바래요.

당연히 전에 쓰던 펜톤 TSX 보다 살짝 나은 음질을 기대하면서 청음을 시작했습니다. 처음 소리를 들었을 때 정말 가벼운 소리가 나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거 어떻하지 당혹스럽더라고요. 나름 고민 많이해서 샀는데 이거 이거 적응될까? 전에 쓰던 펜톤 TSX 무선 이어폰과는 전혀 다른 소리가 나는 제품이었어요.

이제 사용한 지 9개월이 넘었습니다. 근데 재미있게도 완전히 이 소리에 길이 들어서 또 사고 싶은 제품이 되어버렸어요. 그냥 하는 말이 아니고 한번 잃어 버리고 너무 아쉬웠거든요. 그 얘기는 음질 얘기 마저하고 할게요.

펜톤 플렉스는 가볍고 예민한 소리가 납니다. 묵직한 소리를 좋아하는 제가 펜톤 플렉스의 소리를 듣고 '어' 하고 놀랄 수밖에 없었죠. 근데 지금은 '그전에 소리들은 조금 뭉개졌던걸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펜톤 플렉스는 보컬을 더 도드라지게 묘사합니다. 전에는 들리지 않던 숨소리가 들려요. 이제 와서 막귀인 제 청력이 업그레이드 됐을리는 없는데 여러 가지 들리지 않던 소리가 들립니다. 마치 뭔가 다른 소리들이 빠지면서 가려졌던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할까요. 그래서 어떤 음악은 너무 듣기 좋고 어떤 건 아닌 것 같고.

성향을 좀 탄다고 봐야겠어요.

선우정아의 <고양이>를 들어보면 원래 카랑카랑한 아이유의 보컬을 좀 더 그런 쪽으로 부각시키는 듯합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중저음의 선우정아의 보컬은 선명하게 들리면서 중심이 반듯한 느낌입니다.

아이유의 <밤편지>를 좋아하는데 펜톤 플랙스로 감상하면 밤에 보내는 편지에 묻어나는 촉촉함 보다는 예리한 소리가 나서 아쉬운면이 있어요.

양희은 버전의 <별 보러 가자>는 풀벌레 소리, 보컬, 기타 소리가 너무 잘 어우러집니다. 보컬의 힘이 느껴지지만 지나치지 않고, 적당한 공간감과 요소요소가 귀에 감기네요.

펜톤 플렉스는 대체로 기타 소리가 아주 마음에 듭니다. 혹 구입하실 분들은 존 메이어의 <Gravity> 한번 들어보시죠.

펜톤 플렉스의 소리는 건조합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건 어떻게 들릴까, 저 노랜 너랑 맞을까하면서 자꾸 듣게만드는 녀석이에요.

Oops! I did it again

저번 펜톤 TSX 후기에서 취침 중 파손된 유닛을 본드 칠한 경험을 소개했었습니다. 잘 때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착용하지 않는 게 오래 쓰는 최선이라고 덧붙이기까지 했는데 또 그랬습니다. 그래도 이번엔 파손은 아니였어요.

노래 하나만 더 듣고 자야지 했는데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다음날에서야 유닛 하나가 분실된 걸 알고, 집을 발칵 뒤집어 탈탈 털었는데 안 나타나더군요. 분명 잘 때 잃어버렸는데, 혹시 밖에서 분실한 걸까?, 기억을 수차례 돌려봤지만 소용없었어요. 완전히 체념하는데 삼일 정도 걸렸습니다.

이 정도 찾았으면 못 찾는거라고 마음을 돌렸습니다. 다행히 펜톤 플렉스는 양쪽 유닛이 마스터로 연결 되기 때문에 저번처럼 하나 없어졌다고 남아있는 유닛을 사용하지 못하는 불상사는 없었어요. 하나로도 충분히 사용이 되죠. 되긴되는데 완전체가 아닌게 자꾸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처음엔 소리 적응이 될까 염려했던 이어폰이었는데 없어지니 정말 아쉬운 녀석이 됐더라고요.

한 열흘 정도 지났나 봐요. 화장실 청소 하다가 쓰레기통 뒤 구석에서 찾았습니다. 왼쪽 유닛이었는데 왜 오른쪽 구석에서 발견된건지, 애초에 여기 왜 떨어졌는지, 찾아서 다행이였지만 저번처럼 미궁입니다.

저번엔 무슨일이...??

펜톤 플렉스 사용 장점

1. 유닛 조작 터치 개선

저번 펜톤 TSX를 사용하면서 제일 불편했던 '불쾌한 진동'이 개선되었습니다. 유닛을 터치해서 컨트롤할 때 손가락이나 손톱 등에 닿아서 나는 소리가 꽤 거슬렸던 건데요. 펜톤 플랙스는 저번 제품에 비해서 터치가 배는 민감한 것 같습니다. 살짝만 닿아도 조작이 돼서 저번처럼 힘을 줘서 터치하지 않아도 됩니다.

물론 펜톤 플렉스의 터치가 민감해서 오작동 가능성도 있지만 그보다 터치할 때 불쾌감이 사라졌다는 게 반갑습니다. 덕분에 설거지하면서 어깨로 터치가 가능해서 나름 편합니다.